EDEN 26.02.09

2026년 2월 2주차 미국 증시 정리 및 전망

[지난 한 주 미국 증시]

투자자들이 그동안 시장을 이끌어온 기술주 비중을 줄이고, 상대적으로 소외되었던 경기 민감주나 가치주로 눈을 돌리는 순환매 현상이 두드러졌는데요. 이 영향으로 주간 기준으로 다우지수는 2.5% 올랐지만 S&P500과 나스닥은 0.1%, 1.9% 내렸습니다.

‘앤트로픽 쇼크’가 키운 소프트웨어 종말론

인공지능(AI)이 소프트웨어 산업의 구조 자체를 뒤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면서 이른바 '사스포칼립스(SaaS+Apocalypse·서비스형 소프트웨어의 종말)' 공포가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이 배경에는 앤트로픽이 있는데요. 기업·업계에 특화된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앤트로픽은 최근 '클로드 코워크'라는 AI 도구를 출시했습니다. 이는 프로그래밍 지식이 없는 사무직도 AI와의 대화를 통해 문서 요약, 데이터 분석, 계약서 검토 등의 업무를 자동화하는 앱(응용소프트웨어)을 금세 만들 수 있는 유료 서비스입니다.

이에 더해 최근 법률 문서 작성 등을 자동화하는 기능을 추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사용자는 이 기능을 이용해 계약 문서에서 중요한 조항을 식별하는 등 법률 업무를 AI로 손쉽게 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자 월가에서는 이 AI 도구가 법률·데이터 분석 업계에 타격을 줄 것으로 판단했는데요.

미국 투자은행 시티그룹은 최근 보고서에서 "AI가 SW를 희소 자산에서 누구나 찍어낼 수 있는 저렴한 공공재로 전락시킬 위기"라며 "기존 SW 기업들의 수익 모델 자체를 붕괴시키는 시장 파괴적 현상의 시작"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시장의 공포는 SW 산업의 수익 구조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실존적 위기감에서 비롯됐는데요. 미국 벤처캐피털 베세머벤처파트너스(BVP)는 2025년 'AI 현황(State of AI)' 보고서에서 "과거에는 SW가 인간을 돕는 도구였기에 머릿수(좌석 수)대로 돈을 받았지만, 이제 AI가 직접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가 되고 있다"며 "전통적인 SaaS의 사용자 수 기반 요금제는 종말을 맞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한 명의 직원이 월 수십 달러를 내고 협업 툴이나 CRM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던 기존 모델에서, AI 에이전트 하나가 여러 직원의 업무를 대체하면서 기업들이 굳이 여러 개의 유료 구독을 유지할 이유가 사라진다는 것이죠. 실제로 앤트로픽의 클로드 코워크는 월 20달러(프로 요금제) 또는 100~200달러(맥스 요금제)로 법률 검토, 재무 분석, 문서 작성, 데이터 처리 등 다양한 업무를 처리할 수 있습니다. 이는 각각의 전문 SW를 개별 구독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죠.

월가에서는 AI 에이전트가 기존 SW 기업들의 '사용자당 구독료' 기반 사업 모델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 판단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AI가 개별 SW를 보완하는 수준을 넘어 여러 업무 기능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할 경우, 고객 이탈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강력한 순환매

이런 가운데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경기민감주·가치주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찰스슈왑의 리즈 앤 손더스 전략가는 "순환매가 새로운 모멘텀 트레이드"라고 말했는데요. 그는 "단기적으로는 이러한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시장 다각화는 지속 가능성이 있으며, 근본적인 토대가 마련되어 있다"라고 했습니다.

2일(현지시간) 미국 공급관리협회(ISM)는 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2.6을 기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직전월인 12월의 계절 조정치 47.9에서 4.7포인트 급등한 수치인데요. 시장 예상치 48.5도 웃돌았습니다.

미국의 PMI가 50을 넘어선 것은 12개월 만에 처음이며, 2022년 8월 이후 최고치인데요. 이는 미국 경제의 10.1%를 차지하는 제조업 부문의 성장을 나타내죠. PMI는 50을 기준으로 확장과 위축을 판단합니다. 50을 웃돌면 확장, 밑돌면 위축입니다. 특히 신규 주문 지수가 57.1로 12월의 47.4에서 9.7포인트나 폭등하며 확장으로 전환됐습니다. 이는 2022년 2월 이후 최고치입니다.

이어 ISM 서비스업 PMI가 발표됐는데요. 53.8로 지난 12월 기록한 14개월 만의 최고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50을 웃돌면서 4개월 연속 경기 확장세도 이어갔고요.

경기민감주, 가치주 성장하는 경제에서 좋은 성과를 내는 경향이 있죠. 또 기술주에 비해 밸류에이션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파이퍼샌들러의 마이클 캔트로위츠 전략가는 "2021년 이후 지금까지 나타난 것 중 가장 강력한 ‘순환매 확대 신호’가 나타났다. 가치주가 이제 모멘텀 트레이드로 부상하고 있다. 이는 거시 환경이 순환적인 확장 국면에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전형적 신호다. ISM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반등은 향후 이어질 여러 확장 국면 데이터의 시작에 불과하다. 이는 강한 주택 지표(MBA)로 이어질 것이고, 연준의 통화 완화 흐름 위에서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트럼프 감세법, AI 투자, 고소득층 소비 증가에 힘입어 견조한 경제 성장을 전망합니다. 작년 3분기 연율 4.4% 성장에 이어 2026년 2.8%, 2027년 2.3%의 GDP 성장률을 예상합니다. AI 투자가 증가하고 생산성이 향상되고 있으며, 증시 상승과 감세 정책에 힘입어 소비 지출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이번 주 미국 증시]

이번주 미국 증시에서는 고용 시장의 핵심 지표가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는데요. 지난주 발표된 고용 지표들이 잇달아 고용 악화를 가리켰기 때문입니다.

지난 5일 챌린저, 그레이앤드크리스마스(CG&C)가 발표한 감원 보고서에 따르면 1월 미국 기업의 감원 계획은 10만8천435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직전월 대비 205%, 전년 동기 대비 118% 급증한 수치인데요.

미국 구인 건수도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며 하락세를 이어갔습니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12월 구인·이직 보고서(JOLTS)에 따르면 계절 조정 기준 구인(job openings) 건수는 654만2천건으로 집계됐죠. 11월 대비 38만6천건 감소했으며 예상치 720만건도 하회했습니다.

구인 건수 감소로 미국 구인율(job openings rate)은 3.9%까지 내려갔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창궐 직후인 2020년 4월의 3.4% 이후 5년 8개월 만의 최저치였는데요. 베버리지 곡선상 구인율 하락은 실업률 상승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가 구인율 4.5%를 기준선으로 제시하며 이를 하회할 경우 실업률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죠.

그런 만큼 작년 연준이 고용 약화에 선제 대응하고자 기준금리를 75bp 인하했으나 충분하지 않았다는 의견이 나올 수 있는 상황입니다. 1월 미국 비농업 고용은 그런 면에서 시장의 투심과 연준의 금리경로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재료입니다.

월가는 1월 실업률 4.4%, 비농업 신규 고용자 수는 7만명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실제 수치가 전망치를 크게 밑돌면 고용 불안은 빠르게 확산될 수 있죠.

뱅크오브아메리카증권의 아디티야 바베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고용시장에 대해 시장이 걸릴 시점이냐고 묻는다면 아직은 아니다"라면서도 "고용시장은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이고 경제 전망에 가장 큰 위험 요소로 남아 있다"고 말했는데요.

한편 13일에 발표될 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1월 미국 CPI는 연준이 고용 문제에만 집중할 수 있는지 판가름하는 지표인데요. CPI가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나오면 연준은 일단 고용 약화에만 집중할 여력이 생기죠.

월가는 1월 전품목 CPI와 근원 CPI의 전월비 상승률을 모두 0.3%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연율로 환산하면 여전히 연준의 물가상승률 연간 목표치 2%와 괴리가 큰데요. 그럼에도 월가는 예상치에 부합한다며 습관처럼 못 본 척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현재 시장은 연준이 올해 25bp씩 2회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1월 고용과 물가 결과에 따라 금리인하 재개 시점은 앞당겨질 수 있죠.

이와 함께 증시에서 순환매 흐름이 이어질 지도 시장의 관심사입니다. 지난주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50,000선을 상향 돌파하며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는데요. 반도체 업종이 여전히 뜨거운 가운데 경기순환주와 우량주로도 자금이 강하게 유입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집필자

EDEN / FunETF 주식 집필진

10년차 금융 콘텐츠 전문가. 시장을 보는 지혜, 트렌드로 찾는 투자처 등 재테크에 필요한 다양한 콘텐츠를 작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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