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8시 또는 9시. 주식 시장을 알리는 시작 종이 울림과 동시에 수많은 사람들의 고개는 일제히 스마트폰을 향해 숙여진다. 빨간색과 파란색 숫자들이 쉴 새 없이 깜빡이는 화면을 보며 심장 박동도 함께 요동친다. "아, 어제 장 마감 직전에 팔 걸 그랬나?" "오! 오늘 3%나 올랐네. 일단 수익 실현부터 하고, 내일 다시 떨어지면 그때 싼값에 다시 사야겠다." 투자를 시작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을 생각들이다. 특히 개별 종목의 극심한 변동성이 두려워, 비교적 안전하고 분산투자가 되어 있다는 ETF로 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투자자일수록 이러한 딜레마에 훨씬 더 쉽게 빠져든다.
ETF는 분명 훌륭한 투자 도구다. 펀드매니저에게 비싼 수수료를 지불할 필요도 없고, 은행이나 증권사에 직접 찾아가 복잡한 서류에 서명할 필요도 없이 주식처럼 스마트폰 앱 하나로 1초 만에 사고팔 수 있다. 이러한 압도적인 '편의성'과 '환금성'은 ETF가 전 세계 금융 시장을 장악하게 만든 일등 공신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최고의 장점이 초보 투자자들에게는 계좌를 망가뜨리는 최악의 독이 되곤 한다. 언제든 쉽게 팔 수 있다는 그 유혹이, 우리를 진정한 투자가 아닌 매일매일의 시세를 맞추는 '홀짝 게임'으로 몰아넣기 때문이다. 주식 초보 딱지를 떼기 위해 야심 차게 시작한 투자가, 어느새 하루하루의 주가 등락에 일희일비하는 피곤한 단타 매매로 변질된 것은 아닌지 냉정하게 되돌아봐야 할 때다.